[사설] 5년 前 한미FTA 반대 정치인들 지금도 같은 생각인가(2017.3.14.)
한국과 미국 간에 관세나 규제 없는 자유로운 상품교역과 투자를 위해 마련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내일이면 발효된 지 5주년을 맞는다. 2007년 6월 행정부 간 협상을 타결하고 국회에서 비준을 얻기까지 4년9개월간 우여곡절을 거쳤던 점을 감안하면 발효 후 5년간의 변화와 공과를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무엇보다 행정부 간 협상은 노무현정부에서 시작해 놓고 의회 비준은 이명박정부로 넘겨지면서 뒤바뀐 여야와 공수 교대로 극한 반대에 나섰던 정치인들은 5년을 지켜본 지금도 같은 생각인지 궁금하다. 발효 전까지 벌였던 갈등과 공방을 돌아보면 실로 어처구니없다. 2008년 국회 외통위에서는 FTA 비준안 상정을 놓고 야당 의원들이 회의장 문을 쇠망치로 부수는 사태까지 빚었다. 손학규 당시 민주당 대표는 국익을 팔아먹었다고 표현했고, 정동영 당시 민주당 최고위원은 한미 FTA를 을사늑약에 비유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광우병이 창궐할 것이라는 괴담에 중·고생까지 나서 촛불시위를 벌였고 결국 재협상으로 이어졌다. 2011년 11월 국회 본회의 비준안 통과 때는 야당 의원이 최루탄을 터뜨려 난장판을 만들었다. 하지만 한미 FTA 발효 후 5년간 양국 간 교역을 보면 누구에게 득이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교역이 2% 줄고 한국의 전체 교역도 3.5% 줄었지만 한미 교역은 1.7% 늘었다. 미국의 수입에서 한국 제품 점유율은 2.6%에서 3.2%로, 한국의 수입에서 미국 제품은 8.5%에서 10.6%로 각각 올랐다. 한국은 상품 무역에서, 미국은 서비스 무역에서 각각 강점을 보이며 실리를 취했다. 한국의 대미 상품수지 흑자는 2011년 116억달러에서 2016년 233억달러로 확대됐다. 미국은 서비스수지 흑자를 2011년 109억달러에서 2015년 141억달러로 늘렸다. FTA 체결 전엔 한국의 반대가 심했다면 이젠 미국에서 시비를 건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후엔 무역흑자 불균형을 문제 삼으며 한미 FTA 재협상을 시사한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이달 초 낸 보고서에서 한미 FTA로 한국과의 무역에서 적자가 2배 이상 늘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의 자국우선주의에 맞서 이젠 우리의 국익을 위해 한미 FTA를 지켜야 한다. 5년 전 반대했던 정치인들은 지금 어떻게 대응할 건지 답을 내놓아 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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