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文대통령, 재계 간담회서 기업인들 속깊은 말까지 들어보길(2017.7.25.)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 간의 간담회가 오는 27~28일 이틀에 걸쳐 두 그룹으로 나뉘어 진행된다니 이례적이다. 취임 후 해외순방 때 잠깐의 만남을 빼면 기업인들과 갖는 첫 공식 회동이니 안팎의 관심이 클 수밖에 없는 자리다. 상위 15대 그룹 중 농협을 제외한 민간 14개 그룹의 총수나 전문경영인 그리고 중견기업 가운데 오뚜기를 더해 초청한다. 대화 주제는 일자리 창출과 상생 협력으로 잡았다는데 비정규직을 거의 뽑지 않고 정규직 위주로 쓰는 모범기업 오뚜기를 초청함으로써 다른 대기업에 미리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과거 전례를 보면 대통령과 기업인 간 만남은 식사를 겸하다 보니 하고 싶은 얘기를 제대로 나누지 못하고 격식에 맞춰 형식적인 행사로 그친 경우가 많았다. 특히 대통령의 발언이 대부분을 차지하다 보면 기업인들은 의견을 개진할 기회조차 갖지 못한 채 듣기만 하다 끝나기도 했다. 대기업 총수들은 대통령에게 눈도장을 찍는 데 급급했거나 필요에 따라서는 따로 만나는 자리를 더 원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번에 열리는 대통령과 기업인 간담회는 이제까지와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를 주문한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의 설명을 보면 새 정부 경제철학을 기업인과 공유하고 일자리 창출 및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을 위한 정부와 기업의 역할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예정이라고 한다. 이틀에 나눠 하는 이유가 하루 7~8명씩만 모여야 내실 있는 토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오후 일정에 쫓겨 시간 제약을 받지 않도록 오찬 대신 만찬을 택했다고도 한다. 여하튼 형식적인 대목을 다 떠나 실질적인 대화가 이뤄지도록 꾸려져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 대통령이 기업인들로부터 고충과 건의사항을 가능한 한 많이 들어야 한다. 권위와 위세를 내세우지 말아야 기업인들의 속 깊은 말도 끌어낼 수 있다. 재계도 새 정부의 계획과 고민을 진솔하게 받아들여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찾도록 함께 노력해 가야 한다. 문 대통령은 이번 간담회에 이어 노동계와 중소·중견기업인 및 소상공인과의 간담회도 열 예정이라니 바람직하다. 각계 기업인들과의 만남을 일회성 행사로 그치지 말고 지속적으로 이어가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기회로 활용하기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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