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애플 아이폰 고의 성능저하라니 이러고도 최대 IT기업인가(2017.12.26.)

joon mania 2018. 12. 19. 17:49

[사설] 애플 아이폰 고의 성능저하라니 이러고도 최대 IT기업인가(2017.12.26.)


      

애플이 구형 아이폰의 속도를 일부러 떨어뜨렸다고 시인한 뒤 이를 문제 삼는 집단소송이 미국에서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지난 21일 캘리포니아주에서 첫 소송이 제기된 뒤 같은 날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도 이어졌는데 인디애나주 등 다른 지역 사람도 동참해 미국 전역으로 확산될 듯하다. 세계 최대 IT 기업임을 내세우는 애플에 대해 사기성 거래와 허위 광고를 이유로 처음 제기된 소비자 집단소송이라 주목된다.
애플은 지난 20일 낸 성명에서 구형 아이폰의 속도가 느려지는 것은 배터리 잔량이 적거나 추운 곳에서 예기치 않게 꺼지는 현상을 막기 위해 취한 조치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아이폰6, 아이폰6S, 아이폰SE에 조치를 취한 뒤 올해 아이폰7에도 확대했으며 앞으로 다른 기기에도 적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iOS10, iOS11 등 신형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후 성능이 저하되는데 애플 측이 구형 아이폰의 속도를 고의로 떨어뜨린 때문이라는 커뮤니티사이트 레딧에서 제기된 의혹을 인정한 것이다. 특히 아이폰6에는 지난해 12월, 아이폰7에는 이달 초부터 조치를 취해놓고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다. 그사이 몇몇 전문가들로부터 의도적 성능 제한 의혹이 제기됐는데도 무시하다 외부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한 테스트에서 입증되자 뒤늦게 인정하는 비겁한 행태를 보여 실망을 키우고 있다.
아이폰 사용자 중에는 마니아에 가까울 정도의 충성 고객들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과거 품질 논란 때와 달리 이들로부터도 공분을 사고 있어 심상치 않다. 구형 아이폰에 대한 고의적 성능 저하 조치가 최신 제품을 사도록 유도하기 위한 속셈이라면 어떤 비난을 받아도 부족한 얄팍하기 그지없는 상술이다. 애플 측은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항상 강조했는데 이런 비상식적인 꼼수를 부리는 기업을 어떻게 신뢰하고 계속 제품을 구입하겠나. 애플의 조치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넘어 소비자 권익을 침해한 징후가 있는지 각국의 감독당국이 즉각 조사에 나서야 할 것이다. 국내에도 스마트폰 사용자의 22% 정도를 아이폰이 차지한다. 소비자의 불만이 커지면 제품 외면과 불매로 번지는 건 시간문제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