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필동정담] 자연장(自然葬)(2019.1.16.)

joon mania 2019. 1. 16. 08:34

[필동정담] 자연장(自然葬)(2019.1.16.)                   

31615 기사의 0번째 이미지
묘지 확보 어려움이 가장 크지만 다른 이유로도 돌아가신 이를 화장하는 비율이 80%를 넘어섰을 정도로 대세다. 문제는 화장한 유골의 골분 즉 뼛가루를 어디에 모시느냐다. 국공립 봉안시설은 국가유공자나 기초생활자만 받아주는 만큼 사설 봉안시설을 택해야 한다. 하지만 사설 봉안시설을 구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갈수록 대형화되면서 묘지처럼 자연 훼손 시비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그런 점에서 친환경을 더해 일반인에게 선호되는 방식이 자연장(自然葬)이다. 통계청에서 조사한 장례문화 선호도를 보면 화장 후에 자연장을 원한다는 쪽(45%)이 봉안시설에 모시겠다는 쪽(40%)보다 많다. 자연장에는 잔디장, 화초장, 수목장 등이 있다. 잔디장은 뼛가루를 잔디 밑에, 화초장은 화초 밑에, 수목장은 나무 밑에 묻는 방식이다. 지면에서 30㎝ 이상의 깊이에 묻는데 용기를 사용할 때는 생화학적으로 분해되는 재질을 택해야 하고 용기를 쓰지 않을 때는 흙과 섞으면 된다.

자연장을 확산시키려면 자연장지를 많이 조성해야 하는데 아직 2000곳 정도에 그친다. 그나마 가족·개인이 개별적으로 만든 게 절반을 차지하고 종중·문중에서 조성한 게 40%다. 국공립과 전문업체에서 만든 건 10%에 불과하다. 2013년부터 주거지역에도 자연장지를 허용하면서 가족·개인 조성지가 급증했다.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신고만 하면 주택 앞마당에 심어진 나무 아래에 뼛가루를 묻도록 해준 것이다. 개인 조성지는 이웃에서 꺼릴 수도 있는 데다 악용되는 사례도 생길 수 있는 만큼 지자체 등 공공에서 조성한 자연장지를 빨리 늘려야 한다.

특이한 유형 중에는 화장한 유골을 바다에 뿌리는 바다장도 있다. 2012년부터 허용됐는데 해안선에서 5㎞ 이상 떨어진 해역에 배를 타고 나가 뿌리면 된다.

위치를 알 수 있도록 부표를 띄우고 번호를 부여해 그 자리를 찾아와 추모 제례를 지낼 수 있게 한다.

미국에서는 유골을 캡슐에 넣어 인공위성에 실어 쏘는 우주장도 등장했다고 한다. 위성이 지구 궤도를 최대 2년간 돌다가 별똥별로 떨어지도록 한다는데 돌고 있는 위성의 위치를 유족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바다장이나 우주장은 자연장지 확보를 걱정할 필요는 없겠지만 대중적으로 확산되기에는 한계가 많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