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韓銀 통화정책 속앓아
2000.2.4. |
<윤경호> 한국은행이 2월중 통화신용정책 방향 발표를 놓고 곤혹스 런 처지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한은은 당초 2월중 통화정책 방향을 3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 회의에서 논의할 예정이었다. 월중 통화정책은 매월 첫째주 목요일의 정례회의에서 결정해 발표하는 관례대로다. 하지만 지난달 31일 2월중 통화정책 방향 결정을 위한 안건을 일주일 미뤄 오는 10일 열기로 전격 결정했다. 실무 부서에서는 1월중 관련 경제 지표를 충분히 검토할 시간 여유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해명을 덧붙였다. 실제 이유는 다른데 있었다는게 안팎의 관측이다. 예상대로라면 2월 중 통화정책 방향 역시 지금까지의 기조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결 정돼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최근 경제 전반의 주변 여건 변화는 한은에게 더이상 상황 론에 얽메인 뻔한 통화정책만 고수하고 있도록 여유롭지 않다. 8일부터 본격화되는 대우 채권 편입 펀드 환매 비율 확대로 금융시장 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시점이다. 또 미국은 경기 연착륙을 위해 2일 단기금리를 올렸다. 유럽중앙은행 (ECB) 역시 유로화 폭락을 막기 위해 금리를 인상할 조짐이다. 우리는 지난해 경기의 과속 회복으로 단기 금리 인상을 통한 선제적 대처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이런 상황에서 한은이 3일 종전과 변함없는 `단기 금리 현수준 유지' 라는 틀에 박힌 정책 방향을 내놓는다면 세간의 관심을 끌지 못할건 뻔하다. 물론 금융시장이 충분히 안정된 뒤 정책의 방향이 바뀌어야 한다는 나름대로의 판단에 의한 방침이라 하더라도 곤혹스럽지 않을수 없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문제는 이런 변수들을 앞두고도 당초 3일 금통위 회의에서 통화정책 방향을 논의하려 했던 한은의 안이한 자세다. 뒤늦게나마 연기를 결정 한만큼 탄력적으로 대처했다는 평을 들을만 하다. 그러나 이번 일은 월중 통화정책 방향이 이미 한국은행 집행부나 금 통위 당사자들에게도 별로 무게를 싣지 못하는 의례적인 사안으로 치 부되는게 아닌가 하는 염려를 낳게 만든다. 중앙은행의 시의적절한 통화정책 운용은 당장의 효과를 가져오지 않 더라도 장기적으로 경제 전체의 사활을 좌우하는 중대사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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