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벽에 부딪친 車업체 매각
2000.4.19. |
<윤경호> 기업 구조조정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채권금융기관 사람들 은 요즘 속앓이가 대단하다. 정부는 무조건 조기 매각을 독려하지만 걸림돌이 많아 좀처럼 진전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자로서 권한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는 여건은 마련되지 않고 온 갖 이해관계자들의 압력과 로비에 시달리고 있다. 과잉 투자로 인한 실패의 상징으로 꼽히는 대우자동차와 삼성자동차 매각 협상은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자동차의 경우 프랑스 르노와 순탄 한 매각 협상이 진행되고 있었다. 양측은 수차례의 협상을 통해 매각 가격에는 의견 접근을 거의 본 상 태에서 대금 지급 방법과 시기를 놓고 막판 줄다리기를 벌이는 단계까 지 왔다. 하지만 매각 협상 자체를 원점으로 돌려놓는 돌발변수 때문 에 사실상 무산될 위기로 몰리고 있다. 삼성자동차의 영업망 구축을 떠맡았던 삼성물산 채권의 변제때문이 다. 삼성물산에서 부담했던 삼성차 판매망 구축 비용을 우선적으로 갚 아달라는 요구다. 문제는 채권단이 해외의 원매자와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던 매각 협상 이 정작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물산 때문에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는 점이다. 삼성물산은 당초 그룹 차원에서 결정했던 입장(계열사 채권은 변제 순위를 채권금융기관에 비해 뒤로 미룬다는 것)을 자신들과는 협의되 지 않은 사안이라며 발을 빼고 있다. 물론 삼성물산과 삼성자동차간의 거래에 따른 대금 변제는 원칙대로 존중돼야 한다. 그렇지만 삼성자동차 정리는 어디까지나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사회적 경제적인 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원칙에 따라 이뤄져 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해외 원매자에게 매각을 통해 받은 대금의 절반 가량을 다시 삼성 그 룹 계열사의 주머니에 넣는다면 국민들이 얼마나 이해할지 의문이다. 대우자동차 매각 역시 자동차노련의 해외매각 반대라는 정치적인 요 구때문에 진전을 보지 못하는 실정이다. 채권단은 노조의 반발을 의식해 매각 협상 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 지 못한 채 눈치만 보고 있을 뿐이다. 경제를 아는 사람들은 지난 총선때 여야간에 펼쳐졌던 국부 해외 유 출 논쟁이 얼마나 소모적이고 무의미한 일이었는지 개탄하고 있다. 각 부문의 구조조정은 그동안 추진해 온 개혁의 마무리를 위해 총력을 기 울여야 할 사안이다. 기업 구조조정의 현안인 삼성차와 대우차 매각이 집단 이기주의에 밀 려 지지부진해져서는 안된다. 두 회사 매각은 향후 구조조정의 성패를 가름하는 분기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금융부 yoon218@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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