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달러 기축통화 미련 버렸나 (2008.2.29.) | |||||||||
버냉키 "OPEC 석유결제때 달러 안써도 상관없다" 유로ㆍ위안화 대비 사상최저…금리 추가인하 확실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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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와 달러화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주택경기 침체와 고용 감소, 신용경색 3가지를 미국 경제가 당면한 최대 리스크로 꼽았다. 아울러 금리 추가 인하를 시사했다. 이에 따라 달러가치는 27일(현지시간) 뉴욕시장에서 유로당 1.5144달러에 거래되며 99년 유로화 출범 이후 최저치로 급락했다. 2유로를 가지면 3달러를 살 수 있는 시대가 온 셈이다. 달러화는 위안화에 대해서도 28일 7.1209위안까지 떨어지며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엔화에 대해 달러는 한때 106엔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 주택침체ㆍ고용 악화ㆍ신용경색 = 버냉키 FRB 의장은 이날 하원 주택ㆍ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올해 성장 전망(1.3~2%)에 대한 하강 리스크가 있다"며 "필요하다면 시의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버냉키는 미국 경제가 실물경제 악화뿐만 아니라 점증하는 인플레이션 압력에도 휩싸였다고 토로했다. 이날 발언은 2년 전 FRB 의장 취임 후 가장 주목받았다.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드는 고유가발 인플레이션에서 성장이냐 물가냐를 놓고 어떤 대응을 취할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FRB의 1차적 관심은 인플레이션이나 달러 문제가 아니었다. 이보다 경제 살리기가 더욱 시급하다는 인식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데이비드 코톡 컴버랜드어드바이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FRB의 최대 관심은 미국 경제에 대한 피해를 줄이는 것이지 통화가치 부양이 아니라는 사실이 명백해졌다"고 평가했다. ◆ 美-유럽 금리차 확대 약달러 심화 = FRB의 정책 우선순위에서 달러 문제가 뒷전으로 밀리면서 달러가치는 더욱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로존과의 금리차 확대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다음달 FRB가 0.5%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 유로존과의 금리차는 현재 1%포인트에서 1.5%포인트로 확대된다. 실제 EU는 통화 확장을 통한 경기 부양보다는 물가에 더 초점을 두는 분위기다. 악셀 베버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이사는 27일 "유로존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ECB의 통화정책이 최근 물가안정에 중점을 맞추고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의지로 시장은 해석했다. 이시가와 마사노부 도쿄 포렉스&우에다할로 외환매니저는 "미국과 유럽의 금리차 확대로 달러 버리기가 지속돼 달러가 초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결제 수단으로 유로를 채택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버냉키 의장은 이날 "OPEC이 석유 결제를 달러가 아닌 다른 통화로 바꾸려는 계획에 대해 들은 바 없다"면서 그러나 "설사 그렇게 한다고 해도 미 경제에 이렇다할 변화를 주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폄하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다르다. 달러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 달러시대 저물고 원자재시대 개막 = 미국의 막대한 무역적자와 재정적자를 감안할 때 중장기 전망도 비관적이다. 기축통화로서의 달러 위상도 약화될 게 뻔하다. CBS마켓워치는 "지구촌의 새로운 기축통화로 달러가 아닌 원자재가 부상하고 있다"며 "달러 패권은 저물고 원자재 강국 시대가 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달러 약세에 대한 헤지 수단인 금값은 온스당 1000달러에 육박했다. 마쿠스 헤팅거 아미구라 히데키 노무라트러스트앤뱅킹 외환매니저는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에 유로화에 돈이 몰리고 있다"며 "수개월 안에 유로화가 1.55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크레디트스위스 글로벌 FX전략가는 "다음주 안에 유로화 가치가 저항선인 1.52달러까지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위안화도 유로화와 함께 속등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28일 은행거래 기준이 되는 위안화 기준환율을 달러당 7.1209위안으로 고시했다. 달러당 7.1455위안이었던 전날보다 0.34%나 뛰어 지난 20일 기록했던 직전 최고치를 넘어섰다. 미국 경기침체와 금리 인하 전망 등에 따른 영향이다. 중국의 무역흑자 확대와 금리 인상 기대로 달러화 자금이 중국에 몰린 것도 위안화 강세에 한몫했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 / 서울 = 장종회기자 / 이향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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