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정부, 30개월이상 쇠고기 수출중단 요청(2008.6.4)

joon mania 2015. 7. 27. 18:29
정부, 30개월이상 쇠고기 수출중단 요청(2008.6.4)
美정부 우려 표명 "한국과 협의중" 
버시바우 "재협상 필요성 못느껴"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와 관련해 추가 협의에 나서기로 한 가운데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3일 오후 서울 세종로 외교통상부 청사를 방문한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와 악수하고 있다. <이충우기자>
정부는 30개월 이상 된 미국산 쇠고기를 현지 수출업체들이 자율적으로 수출 중단할 수 있도록 미국 정부가 지원해달라고 3일 공식 요청했다. 

미국 백악관은 한국 정부의 이 같은 요청에 염려를 표명하면서도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안전성 염려가 해소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미국 업계가 한국 정부 측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운천 농수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국민들께서 가장 우려하고 계시는 30개월 이상 쇠고기에 대한 수출 중단을 미국에 공식 요청했다"고 발표했다. 정 장관은 이어 "미국 측 답이 올 때까지 고시와 검역을 중단한다"며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검역과 유통은 전면 보류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 숀 스파이서 대변인은 "우리는 한국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며 "앞으로 우리의 우려가 확실하게 해소될 수 있도록 미국 관련 업계와 한국 측 상대간에 협력이 이어질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출 자율규제를 1년간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미국 측과 협의를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한국 측의 공식적인 제안에 대해 관련 업계의 자율적인 선택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쪽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한국 정부가 미국 측에 재협상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으나 `민간업체들의 자율적 수출 중단을 위해 정부 협조를 요구한다`는 내용으로 최종 정리됐다. 

정 장관은 이날 밤 매일경제 기자와 만나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을 막을 수만 있다면 그 수단이 자율적 수출 중단이든 아니면 재협상이나 추가협상이든 관계가 없다"며 "어떤 수단을 선택할 것인지는 미국이 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오후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정부 방침을 전달했다. 유 장관은 미 쇠고기 문제와 관련해 심각한 국내 상황을 설명하면서 "미 업계가 자발적으로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출을 자제하는 등 통상마찰을 초래하지 않으면서 문제가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미 정부가 적극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이런 요구에 대해 "쇠고기 수입조건 고시 연기 발표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합의안에 대해 재협상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한ㆍ미 양국은 현재 `자율규제협정`을 활용하는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1단계로 미국 축산업자들이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출 금지를 자율 결의하고 2단계로 국내 수입업자들이 수입 금지를 결정한 뒤 3단계로 양측이 모여 최종 협정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3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국민들이 걱정하고 다수 국민이 원치 않는 30개월 이상 된 쇠고기를 들여오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 / 서울 = 정혁훈 기자 / 김태근 기자 / 김은정 기자] 
30개월이상 美 쇠고기 14% 차지
◆美 30개월이상 쇠고기 수출중단 가능할까◆ 

미국 내에서 소비되는 쇠고기에 대해서는 가공업체들이 월령(나이) 표시를 따로 하지 않는다. 

농무부 검사관이 치열 상태를 근거로 30개월 미만과 이상을 가려낸 뒤 직인을 찍어 구분할 뿐이다. 소비자들은 30개월 미만 고기의 경우 프라임, 초이스 등으로 나뉘는 등급에 의거해 먹을 대상을 선택한다. 30개월 이상의 월령에 해당되는 소에서 나온 고기는 대부분 햄버거나 간고기 등 혼합육 용도로 처리되고 있다. 

미국 농무부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7년 한 해 동안 미국 내에서 도축된 소는 3400만마리였다. 이 가운데 30개월 미만은 2730만마리로 전체 중 81%를 차지했다. 30개월 이상 소는 670만마리(19%)만 도축됐다. 

이를 가공한 이후의 쇠고기로 환산할 경우 한 해 동안 생산한 물량은 1170만t에 달한다. 이 가운데 30개월 미만은 1010만t으로 86%를 차지했다. 30개월 이상 월령에 해당하는 쇠고기는 160만t(14%)이었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