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흑인대통령 탄생

`錢의 전쟁`서 앞서가는 오바마(2008.6.6)

joon mania 2015. 7. 27. 18:32
`錢의 전쟁`서 앞서가는 오바마(2008.6.6)
선거자금 2억4000만달러 확보…매케인은 8014만달러
매케인, 오바마에 1대1토론 제안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본선(11월 4일) 승리를 위한 장정에 본격 돌입했다. 그는 4일 워싱턴DC에서 열린 유대인회의 연설에서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 정책을 비판하는데 주력했다. 

오바마의 후보 확정과 함께 당 밖에서 반응도 확실해지기 시작했다. 권력 이동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월스트리트에서는 벌써 후원금 지원에서 오바마 후보쪽으로의 기울어짐이 확연해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에 비해 오바마 측 정책이 무역ㆍ세금 분야에서 월가에 더 불리함에도 이런 징후가 보이는 것은 `실용주의적 접근` 결과라고 분석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실정이 이라크전쟁 후유증과 경제난으로 인해 갈수록 부각됨에 따라 전통적인 월가의 친공화당 성향이 상대적으로 퇴색했다는 설명이다. 

오바마보다 월가에 덜 적대적이라고 평가받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오바마의 러닝메이트가 될 경우 법인세와 배당세 인상에 강한 의지가 있는 오바마 기세가 어느 정도 꺾이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로이터통신은 오바마가 월가 투자은행과 증권사에서 모두 790만달러 후원금을 받았다고 집계했다. 반면 매케인은 420만달러에 그쳐 공화당 경선에서 탈락한 루돌프 줄리아니나 미트 롬니에도 뒤졌다고 전했다. 이런 추세로 가면 11월 대선 때까지 민주당이 1994년 이후 처음으로 공화당보다 더 많은 선거자금을 지원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바마는 이미 그동안 경선에서 힐러리는 물론 공화당 매케인 후보를 선거자금 모금에서 완전히 압도해왔다. 오바마가 지난해 1월 대권 도전 선언을 한 뒤 올 4월까지 모은 선거자금은 2억4000만달러에 달했다. 당내 경쟁자였던 힐러리는 1억7300만달러로 오바마보다 6700만달러가량 뒤졌다.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는 4월까지 모두 8014만달러를 모금하는 데 그쳤다. 

역대 대선에서 가장 선거자금을 많이 모은 기록은 2004년 조지 부시 대통령의 2억5400만달러였다. 앞으로 5개월을 남긴 기간 이미 2억4000만달러를 모은 오바마가 이 기록을 뛰어넘는 것은 시간 문제다. 11월 본선까지 캠페인 기간에 경쟁 원동력이 될 `실탄` 확보에서 오바마는 매케인에 비해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각각 후보를 확정한 민주 공화 양당에 이제 기업들의 정치자금 지원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선거 전문 연구기관인 `선거자금연구소`가 내놓은 보고서에 의하면 오는 8월 말과 9월 초 열릴 양당 전당대회에는 벌써 굴지의 기업들이 주된 후원자로 결정돼 있다. AT&T와 엑셀에너지 등 대기업들은 이미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열릴 민주당 전당대회와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서 열릴 공화당 전당대회 지원을 맡았다. 

두 행사 비용 1억1200만달러 중 80%는 기업들의 후원금으로 충당된다는 것이다. 연방선거관리위원회가 정치인에 대한 기업의 무제한적인 후원금을 막았지만 전당대회 개최를 준비하는 지역위원회에 대한 자금 후원은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측은 록히드마틴 같은 방위산업체,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업계, 월스트리트 등에서 지원금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오바마 의원에게 오는 11일이나 12일 뉴욕 페더럴홀에서 1대1 토론을 시작해 오는 8월 민주당 대선후보 추대를 위한 전당대회가 치러지기 전까지 최소 10회의 토론을 진행하자고 제의했다. 매케인 의원은 루이지애나주 배턴 루지에서 "미국인들이 자신의 꿈과 희망, 미래에 대한 포부를 표현할 진정한 기회를 원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