白이냐? 黑이냐?…11월 4일 미국의 선택은? (2008.6.4) | ||||||||||||||||||
변화와 희망`오바마니아`열풍…오바마, 첫 흑인대통령에 도전 | ||||||||||||||||||
민주당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3일(현지시간) 몬태나와 사우스다코타주의 프라이머리를 끝으로 지역별 경선을 완료하면서 마침내 후보 지명에 필요한 과반수 2118명을 웃도는 대의원을 확보했다. 오바마 상원의원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미국 건국 이래 232년 만에 처음으로 흑인 대통령이 출현하게 된다. 오바마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됨에 따라 오는 11월 4일 제44대 미국 대선은 공화당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의 사상 첫 흑ㆍ백 인종 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오바마는 이날 밤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서 한 연설에서 "나는 오늘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승리했음을 선언한다"며 "미국이 새로운 시대를 향해 가고 있는 분기점에 서 있음을 자랑스러워한다"며 벅찬 감동을 표했다. 세인트폴은 9월 초 공화당이 대선 후보 지명 전당대회를 열 장소로 정해 놓은 곳으로 공화당에 대한 선전포고 형식으로 받아들여졌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버락 오바마가 미국 국민에게 던진 메시지는 `변화와 희망`이었다. 이 메시지를 기반으로 본선에서 필승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오는 11월 4일 치러질 미국 대선에서 오바마가 내놓을 승부수는 여전히 `변화`다. 국민에게 변화를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과거 체제를 이어갈 것인가 선택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미국 내 정치학자들은 오바마의 승리로 흑인 대통령이 탄생한다면 미국 역사에 큰 획을 긋는 또 하나의 혁명으로 규정한다. 건국을 위한 독립전쟁, 흑인들에 대한 노예해방에 이은 21세기의 새로운 역사를 쓰는 것이다. 그의 이런 메시지는 정치에 관심을 갖지 않았던 젊은이들을 끌어들였다. 유세장과 투표소로 몰려든 10대와 20대 젊은 층은 오바마에 대한 열광적 지지자로 변했다. `인종의 덫`에 걸려 외면할 것으로 예상됐던 백인 지식층은 오바마에 대한 든든한 지지층으로 떠올랐다. 당내 경선에서 유력 주자로 발돋움할 계기가 됐던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백인 유권자들은 오바마에게 이성적인 지지를 보내줬다. 오바마가 갖고 있는 또 하나의 강점은 풀뿌리 지지층을 두껍게 확보하고 있다는 것. 오바마 진영이 끌어 모은 선거자금의 80% 이상은 온라인을 통한 소액 기부자들의 주머니에서 나왔다. 기부액의 90% 이상이 200달러 미만의 소액이었다. 기부자의 3분의 2는 지금까지 정치자금 기부와는 거리가 멀었던 신참들이었다. 객관적인 여건도 오바마와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조지 부시 행정부 8년 집권에 대한 국민의 비판적인 시각은 만만치 않다. 명분 없는 이라크전쟁에 대한 국민의 반전 여론은 거세다. 악화 일로인 경제 상황은 최대 불만 대상이다. 오바마로서는 정권 교체 필요성만 역설하는 것으로도 통할 수 있다. 실제로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의 집권에 대해 부시 행정부 3기 출현이라는 공격은 충분히 먹혀들고 있다. 올해 71세인 매케인의 나이도 또 하나의 공격 포인트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백인이 65%로 주류를 차지하는 미국인들의 뿌리 깊은 인종 의식이 과연 오바마를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만들어줄 것이냐는 결정적인 장벽이 엄연히 존재한다. 5개월간 이어진 힐러리와의 소모전으로 선거자금이 거의 소진되고 부정적인 이미지가 덧칠된 점도 부담이다. 경선 과정에서 오바마는 주로 공화당 우세 지역에서 힐러리를 눌렀고, 정작 유권자들이 많은 대형 주인 플로리다,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뉴욕 등에서 패배했다는 점도 아픈 대목이다. 다만 힐러리를 러닝메이트로 삼아 백인 지지층을 늘리는 전략은 고려할 가능성이 크다. `오바마-힐러리` 정ㆍ부통령 카드는 `드림티켓`으로 불릴 정도로 이상적인 조합으로 여겨지고 있어서다. 힐러리가 "어떤 결정을 내리지 못하겠다"며 시간 벌기에 들어갔지만 일각에선 러닝메이트로 받아달라는 무언의 `시위`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일부 미국 언론이 3일 힐러리가 러닝메이트를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보도했지만 오바마가 힐러리를 선택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확실한 것은 힐러리의 도움이 어떤 형태로든 절실하다는 것이다. 힐러리가 등을 돌리면 오바마의 대권고지 등정은 힘에 부칠 게 뻔해서다. 한편 공화당 매케인 후보는 이날 오바마에게 전화를 걸어 후보 확정을 축하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뉴올리언스에서 가진 한 연설에서 오바마를 "민주당 대통령 후보"라고 지칭해 상대로서의 지위를 인정했다. ■ 오바마는 누구인가?…하버드 출신 인권변호사…유일한 흑인 상원의원 =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결정된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46)은 흑인으로 어렵게 성장하면서도 하버드 법과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주류사회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정치인이다. 오바마 의원의 아버지는 아프리카 케냐 출신이고 어머니는 백인 미국인이었으나 오바마가 2세 때 이혼했다. 어머니는 이혼 후 인도네시아 사람과 재혼했고, 오바마 의원은 어머니를 따라 6세부터 10세 때까지 인도네시아에서 살았다. 그는 하와이에서 10대를 보낸 후 컬럼비아대학에서 정치학을 공부하고 1985~1988년 시카고에서 비영리 빈민조직사업에 뛰어들면서 인생이 변하기 시작했다. 이후 하버드대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인권변호사로 이름을 알리며 시카고대 법학 교수로 일했다. ■ 오바마의 사람들…"그와 먼저 얘기하지 않곤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아"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오바마는 그와 먼저 얘기하지 않고는 어떤 중요한 결정도 내리지 않는다"고 재럿에 대한 오바마 신뢰를 전했다. 오바마의 경제 정책 자문역은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교수다. 오바마 참모들 가운데 가장 주목받고 있는 그룹은 연설문 작성팀 3인방인 존 패브루, 애덤 프랭클, 벤 로즈다. 대외정책에서는 이보 댈더 브루킹스연구소 수석연구원이 주도적 역할을 한다. 그는 클린턴 행정부 때 백악관 NSC에서 유럽 담당 실장을 했다. 외교ㆍ안보 정책에는 앤서니 레이크, 그레고리 크레이그, 세라 스웰 하버드대 교수들이 포진해 있다. 외곽에서 오바마 의원을 지지해준 원군으로는 미국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 케네디 민주당 상원의원,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이 있다. ■ 오바마의 정책…한미FTA에 부정적 비준과정 험난할듯 =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국제사회에서 미국 리더십이 근본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오바마는 그동안 분열과 대결로 점철된 세계를 대화와 공존의 질서로 이끌어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줄곧 주장했다. 또 새로운 21세기 글로벌 리더십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는 포부를 밝혀왔다. 이러한 대외정책은 냉전체제 붕괴 이후 유일의 `슈퍼 파워`로서 미국 `능력`만을 내세웠던 그동안의 대통령들과는 차별화된 것이다. 이 때문에 세계질서 내 다원화된 파워를 인정하고 유연함과 융통성이 담보된 외교정책이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전 세계 반미감정이 크게 줄면서 아프리카, 아랍권과의 갈등도 크게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바마도 "대통령에 당선되면 부시 대통령 외교정책과는 확고한 단절로 이어지면서 우리를 더욱 안전하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이라크 주둔 미군 철수가 우선적으로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 북한과 직접 대화도 적극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는 "김정일과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을 내비치고 있을 정도다. 오바마는 북한과 대화를 하지 않았던 게 북한 핵개발로 이어졌고, 6자회담은 불완전하기는 하지만 적어도 진전을 이뤄냈으며 북한으로 하여금 무기를 내려놓게 했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한ㆍ미 양국 단합과 공동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한국민 국익에 관심을 집중해야 한다"며 한ㆍ미 동맹 중요성을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오바마의 경제분야 정책은 구체적이지 않다. 일자리 창출에 정책 우선순위가 놓여 있을 뿐이다. 주목할 것은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을 정도로 자유무역 정책에 회의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미국 내 일자리와 노동자 보호 이슈를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당선되면 한ㆍ미 FTA 비준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무역 상대국 환율조작에는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주장이다. 또 민주당 후보답게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과세감면 조치에 반대하면서 저소득층을 상대로 한 과세감면을 지지하고 있다. 재정적자를 늘리는 예산집행 확대에 부정적인 생각을 분명히 하고 있다. 1500억달러를 투입해 청정에너지 부문 일자리를 500만개 이상 만들어 내겠다는 정책도 내놓고 있다. 사회간접자본은행 설립도 공약했다. 이민 정책과 관련해서는 부시가 추진한 임시이민제에 찬성하고 있다. 복지정책에 대해서는 미국 전 국민을 상대로 건강보험 혜택을 주겠다는 게 눈에 띈다. 가난한 미국 내 어린이 수백만 명이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는 미국 건강보험 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의료 진료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경도 특파원 (로스앤젤레스) / 윤원섭 기자 / 윤경호 특파원 (워싱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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