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구제금융, 네덜란드 GDP규모(2008.9.22)

美 구제금융, 네덜란드 GDP규모(2008.9.22)

부실자산 인수에 7천억달러 투입…금융시장 급속안정기대

미국 정부가 대공황 이후 사상 최악의 상황으로 평가되는 금융위기 타개를 위해 금융회사 부실자산 인수에 7000억달러 구제금융을 쏟아붓기로 결정했다. 이는 당초 시장에 알려진 5000억달러보다 늘어난 수치이며 미국 금융 역사상 최대 규모로 지난해 세계 16위인 네덜란드의 국내총생산(GDP) 7687억달러에 육박하는 막대한 금액이다. 또 미국 연방정부 한 해 예산 2조9000억달러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미 재무부는 20일 밤(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을 통해 "금융회사의 모기지 관련 부실자산을 정부가 인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재무부는 2년 동안 7000억달러 공적자금을 투입하기로 했으며, 비용 조달을 위한 국채 발행 승인을 요청하는 관련 법안을 19일 의회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법안에는 헨리 폴슨 재무장관에게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논의를 통해 다른 자산에 대한 인수 권한도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재무부는 당초 미국에 본부를 둔 금융회사의 자산 인수에 국한하려던 방침을 변경해 해외 금융회사 자산도 인수하기로 범위를 확대했다. 인수 대상 부실자산은 2008년 9월 17일 또는 그 이전에 발행된 주택 및 상거래용 모기지 관련 증권으로 한정되며 재무부는 인수 자산을 관리하는 운용매니저를 고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회사들의 부실자산을 정부가 인수하는 방법은 역경매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역경매 방식을 취하면 금융회사들은 부실자산을 최대한 낮은 가격으로 제시해 팔아야 한다. 부실자산 인수 후 생긴 수익을 포함해 부실자산 처분으로 생긴 돈은 미 재무부가 운용하는 `제너럴 펀드`에 귀속된다. 부실자산 인수를 위한 자금은 재무부가 직접 제공한다. 

연방정부의 채무한도를 10조6150억달러에서 11조3150억달러로 늘리는 내용도 법안에 포함됐다. 

의회 지도부는 이르면 이번주 중 이 법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미국 정부의 부실자산 인수 기구 추진이 이미 알려졌던 지난 19일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368.75포인트(3.35%) 오른 1만1388.44에 거래를 마치는 등 시장 분위기가 확실하게 호전됐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