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실탄 두둑해진 IMF…G20 출연금 배분이 관건(2009.4.4) 

joon mania 2015. 8. 5. 17:45
실탄 두둑해진 IMF…G20 출연금 배분이 관건(2009.4.4) 
칸총재 "위기 대처 충분한 재원 확보"
"차기 쿼터 2011년 1월까지 검토 종료

◆G20 정상회의 이후◆ 

국제통화기금(IMF)이 런던 G20 정상회의 결과 최대 전리품 확보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개국 정상들은 세계 경제 번영을 이끌기 위한 여러 조치 가운데 `강력한 국제금융기구` 구축에 합의했다. IMF와 세계은행 등 국제금융기구 기능을 강화하기로 한 것이다. 

글로벌 경제위기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IMF 위상과 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것이 절실하다는 데 각국 정상들이 인식을 같이한 데 따른 것이다. 국제금융기구 기능 강화를 위해 재원을 대폭 확충하면서 신흥국과 개도국 참여를 확대하도록 개혁하는 방안에도 뜻을 같이했다. 

우선 IMF 재원을 현재 2500억달러에서 7500억달러로 늘리기로 했다. 여기에 특별인출권(SDR) 2500억달러 증액과 무역금융 2500억달러 확대를 통해 IMF는 기능 강화 차원에서 양 날개를 달았다. SDR는 회원국끼리 대여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각국 외환보유액도 증가시키는 기능을 한다. 

IMF는 필요한 재원 확충을 위해 보유 중인 금을 팔아 충당하기로 했고 G20 정상들은 이를 지지했다. IMF는 회원국 출연(엄밀한 의미에서는 대여) 외에 금 매각 그리고 자체 채권 발행 등 방법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IMF 총재는 이번 결정에 대해 흡족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2일 G20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IMF가 국제 경제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충분한 재원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IMF가 정책 자문과 회원국 경제 상황을 점검하는 기능으로 다시 돌아오게 됐다"며 "이번 G20 정상회의 결정은 IMF가 국제 금융 시스템 안정을 위한 후견인으로서 더 큰 역할을 하는 동력을 얻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제 확충하기로 한 재원을 어떻게 배분해 확보할 것이냐와 기존 지배구조를 어떻게 개혁해 나갈 것이냐를 놓고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재원 확충에서는 일본이 이미 1000억달러, EU가 750억유로를 내놓기로 확약해 놓았다. 미국도 비슷한 규모를 내놓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재원 확충 작업에서 기존 선진국들이 주도권을 행사한다면 신흥경제국이나 개발도상국들과 조화에는 실패하게 된다. 신흥국들은 강력하게 반발할 수도 있다. 

중국은 신흥경제국 대표 주자로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이미 밝혔다. 후진타오 주석은 G20 회의에서 이미 IMF 재원 확충에 400억달러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또 국제금융공사(IFC) 무역융자에 15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했고 다자개발은행을 비롯한 국제금융기구에 대한 지원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고 선언했다. 

중국을 위시한 신흥국과 개도국 요구를 수용해 G20 공동선언에도 국제금융기구 개혁이 명시적으로 포함됐다. 

IMF는 쿼터(일종의 지분 비율) 개혁과 관련해 2008년 4월 이미 합의한 방안을 일단 이행하고 차기 쿼터 검토를 2011년 1월까지 종료하기로 일정을 정했다. 신흥국이나 개도국 지분이 올라가려면 EU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이 갖고 있는 지분을 줄여야 하는 `제로섬` 방식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줄다리기가 불가피하다. IMF 쿼터는 투표권에 비례한다. 

G20 공동선언에는 또 IMF의 전략적 방향 등을 검토하기 위해 이사국 참여 확대를 명문화했다. 개도국과 신흥국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한 방안이다. 이와 함께 국제금융기구 대표와 고위직을 개방적이고 투명하며 능력에 기반한 선출 절차에 의거해 임명하자는 규정도 G20 정상 공동선언문에 포함시켰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