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이야기

통계이야기/콜라와 사이다까지 죄악세가 부과된다

joon mania 2016. 1. 8. 17:48

통계이야기/콜라와 사이다까지 죄악세가 부과된다

 

 

윤경호 논설위원

 

 

재정학 교과서 조세론에는 재미있는 표현이 있다.죄악세(SIN TAX)다.
국민 건강과 복지 증진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특정 품목의 소비를 억제하기 위해 부과하는 세금이다.소비될수록 소비자에게 해를 끼치니 못쓰도록 부담을 주자는 것이다.담배,술,경마,도박 등이 해당된다.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주와 뉴욕주 등 일부에서 이미 청량음료에 세금을 부과하고 있는데 연방정부 차원에서 이를 법제화하려는 움직임이다.비만을 유발하는 식품이라며 소다음료 온스당 1센트의 죄악세를 추진하려한다.달콤한 소다음료를 즐기는 이들은 멀리한 이들에 비해 비만으로 갈 확률이 27배나 높다는 연구결과 때문이다.청량음료 섭취는 설탕을 직접 먹는 것과 마찬가지로 몸에 안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에 긍정적인 입장인데 음료회사들의 반발이 거세 시간을 끌고 있다.미국음료협회는 비만이라는 현상은 설탕 섭취라는 한가지 요인만이 아니라 여러가지 복잡한 요인이 작용한 결과라는 주장을 펼친다.
인도에서는 당분을 첨가한 탄산음료에 음료가격의 40%에 해당하는 죄악세를 부과하려는 과격한 정책까지 거론할 정도다.
반면 수십 년간 청량음료에 죄악세를 부과해오던 덴마크는 2013년 죄악세 부과를 폐지했다.청량음료 시장을 활성화해 일자리 창출과 경기를 부양하려는 취지였다.매년 청량음료에 부과한 세금을 평균 4%씩 올리던 필리핀도 2014년 이를 폐지하는 쪽으로 돌아섰다.
캐나다에서는 마리화나를 합법화하고 세금을 매겨 한해 수십억 달러의 세금을 걷고 있다.미국 콜로라도주도 마리화나 죄악세 부과에 동참했다.
영국에서는 썩지 않아 지구를 황폐화시키는 비닐이나 플래스틱에도 죄악세를 적용하고 있다.이런식으로 보자면 대기를 오염시키는 화석연료는 물론 자동차 운행을 둘러싸고 부과되는 주행세나 통행료도 죄악세에 해당될수 있다.
2015년 담배세 인상으로 한해 담배세수가 사상 처음 10조원을 넘어섰다.주세는 2014년에 이미 3조원을 넘었으니 술과 담배에 붙는 죄악세가 13조~14조원으로 개인사업자들이 내는 종합소득세와 비슷한 규모로 늘었다.
1위업체 하이트진로의 소주 출고가격 인상후 다른 업체들도 이에 합류할 조짐이니 전체로 번지면 주류 출고가에 매겨지는 주세와 일선 영업장에서 판매되는 소주가격 인상분에 대한 부가가치세까지 합쳐 정부가 챙길 죄악세수는 더 늘어날수 있다.
죄악세를 술,담배,도박,경마외에 자동차 소비로부터 걷은 세금까지 넓혀 잡을 경우 납세자연맹 집계로는 지난 2012년 이미 55조원을 웃돌아 그 해 부가가치세 전체 규모와 거의 같은 수준이었다.
담배에 부과되는 세금을 보면 소비세ㆍ교육세ㆍ국민건강증진기금ㆍ부가가치세ㆍ폐기물부담금 등 이다.판매되는 담배값의 63%를 차지한다.이런 세금 부담때문에 담배값을 올리면 담배소비가 줄어들 것으로 봤지만 정부의 예상보다 덜 줄었다.전년 6조9800억원이었는데 담배값 인상후 3조5200억원이나 세금을 더 걷는데 성공했다.
담배세를 올려 담배소비를 줄게 한 나라는 영국을 꼽을수 있다.영국에서는 담배값의 90%가 세금이고 매년 물가 오름세에 맞춰 값을 자동으로 올리도록 해놓았다.1990년 1.65파운드였던 담배값은 2013년 7.98파운드로 5배나 올라버렸다.그 기간중 담배 판매량은 반토막으로 줄어들었다.
재정당국은 나라 곳간 사정이 어려워지면 직접 증세에 비해 조세 저항이 비교적 적고 명분이 있는 죄악세를 많이 부과한다.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09년 건강보험 개혁을 추진하면서 어린이 400만명에게 혜택을 확대하는 조항을 추진하면서 연방 담배세를 2.6배나 올렸다.2008년 79억달러였던 담배세수는 2009년 128억달러로 늘어났다.
하지만 죄악세 과세대상 품목은 저소득층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소비하는 경향을 보이니 이런 역진적 세금의 비중이 높아질수록 계층간 불평등을 심화시킨다는데 심각한 문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