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정부와 韓銀, 디플레이션 처방 모범답안 내봐라 (2014.11.26.)

joon mania 2018. 12. 2. 18:24

[사설] 정부와 韓銀, 디플레이션 처방 모범답안 내봐라 (2014.11.26.)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어제 우리 경제에 1990년대 일본과 유사한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에 경기 침체가 겹치는 현상) 발생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한국은행에 신속한 추가 금리 인하를 주문했다. 비록 연구보고서 형식이지만 기관의 성격상 기획재정부 의중을 담은 것으로 충분히 읽힐 수 있는데도 중앙은행에 공개적인 요구를 하고 나섰으니 이례적이다.
한은은 최근 2년간 물가상승률이 1%대를 유지하는 데다 유가와 농수산물가격 하락 등으로 저물가가 가속화하자 현재 2.5~3.5%인 중기 물가목표치를 수정하려 한다. 물가목표치를 그대로 두면 금리를 계속 인하해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려야 하는 부담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KDI는 시장 참가자들의 인플레이션 기대가 낮아져 굳어지지 않도록 통화당국이 물가목표를 수정할 게 아니라 오히려 목표치를 준수하기 위한 적극적인 의지 표명과 통화정책으로 대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플레이션 기대가 사라지면 1990년대 일본처럼 아무리 금리를 인하해봐야 경기부양 효과가 희석된다는 것이다.
최근 일련의 지표나 실물 경기를 감안해 한국 경제도 디플레이션 징후를 보이고 있다는 진단이 우세하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취임 초기에 일본식 장기 불황 가능성을 언급하며 41조원의 확장적인 재정정책을 펼쳤으나 이후 주춤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디플레이션이냐 아니냐의 논쟁을 벌일 때가 아니라 당장 정책기조를 바꾸고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후 고용률과 물가상승률 목표를 정해놓고 제로금리와 함께 무제한에 가까운 돈 풀기로 일관되게 인플레이션 정책을 밀어붙여 경제를 회생시킨 미국 중앙은행을 본받을 필요가 있다. 1992년부터 두 해 연속 물가상승률이 1%대를 보였는데도 머뭇거리다 장기 침체에 빠져버린 일본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디플레이션은 일단 진입하면 걷잡을 수 없는 침체와 불황의 악순환에 빠져들 수 있으니 선제적으로 대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