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해외골프에 쓰는 2兆 내수로 돌릴 수 있게 해야(2016.5.2.)
유일호 경제부총리와 경제단체장들이 지난 주말 가진 골프 행사는 여러 측면에서 상징성을 지닌다. 박근혜 대통령이 나흘 전 공직자 골프를 자유롭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자 즉각 만든 자리였다. 유 부총리 팀에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한무경 여성경제인협회 회장이 함께했고 바로 뒤에 강은희 여성부 장관과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장 등이 한 팀을 이뤄 동참했다. 골프 후 가까운 세종대왕릉을 방문하고 인근 한식당에서 식사도 하는 등 공직자와 경제인들이 만든 보여주기 이벤트였지만 국민에게 소비에 적극 나서달라는 메시지를 확실히 전했다. 유 부총리의 공개적인 골프는 그동안 내려져 있던 공직자 골프 금지령이 박 대통령의 발언 후 해제된 것임을 천명하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두 장관은 경제단체장과 골프를 쳤지만 이날 비용은 각자 균등 부담했다. 공직자들이 골프를 업무관련성이나 대가성을 매개로 이른바 접대를 받아서는 안 되고, 자기 돈 내며 스포츠로 즐기는 건 얼마든지 하라는 의미로 보면 된다. 사정당국도 공직자 골프와 관련한 박 대통령의 언급과 유 부총리의 행사 취지를 살리려면 이중 잣대를 대거나 겉 다르고 속 다르게 뒷조사용으로 악용하지 말아야 한다. 기획재정부 추산으로는 골프로 해외에 나가 쓰는 비용이 연간 2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일본이나 동남아 등에서의 비용이 국내보다 더 싸서 나가는 이들도 있겠지만 아직도 주변의 따가운 시선이나 손가락질을 피하려는 발걸음도 적지 않다. 정부가 휴일 사이에 낀 이달 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나흘간의 연휴로 만드면서 고속도로 이용료를 면제해주는 조치를 취한 건 국민에게 활발한 레저 활동으로 소비에 나서달라는 주문이었을 것이다. 골프가 아직은 상대적으로 많은 비용을 치르는 스포츠이지만 여유가 있고 여건도 되는 이들조차 눈치 보며 꺼리는 이중 구조를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번 기회에 골프에 대한 우리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을 바꿔 해외로 유출되는 2조원이 내수로 이어지게 만들어보자. |
'사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설] 3당 새 원내대표 협치가 뭔지 제대로 보여주길(2016.5.5.) (0) | 2018.12.10 |
---|---|
[사설] 옥시측 보상과 별개로 英본사 개입여부 규명돼야(2016.5.3.) (0) | 2018.12.10 |
[사설] 국회 與野 섞어앉자는 제안에 의원들 동참하라(2016.4.29.) (0) | 2018.12.07 |
[사설] 수십억 수임료로 드러난 법조 먹이사슬에 철퇴를(2016.4.28.) (0) | 2018.12.07 |
[사설] 정치시즌에도 재정개혁 흔들림없이 밀고 나가라(2016.4.23) (0) | 2018.1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