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G20서 자유무역 외치고 돌아서서 한국 뒤통수 친 日 아베(2019.7.2.)

joon mania 2020. 2. 24. 13:49

[사설] G20서 자유무역 외치고 돌아서서 한국 뒤통수 친 日 아베(2019.7.2.)

     

일본 경제산업성이 1일 스마트폰과 TV에 들어갈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3개 품목의 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하루 전날 산케이신문에서 미리 보도한 내용이 현실화된 것이다. 규제 대상은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 등에 사용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반도체 기판 제작 때 쓰는 감광제인 레지스트, 반도체 세정에 사용하는 에칭가스로 품목별로 세계 생산량의 70~90%를 일본이 차지하고 있다.그동안 수출 절차를 간소화하는 우대 조치를 취해왔으나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바꿔 오는 4일부터 수입 때마다 일본 정부 허가를 받도록 할 방침이라고 한다. 이들 소재를 공급받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에서는 화웨이 사태보다 더 큰 태풍이 몰려왔다고 걱정할 정도라니 영향이 만만치 않을 듯하다.
강제징용 배상 판결 문제를 놓고 일본 정부가 한국 측에 해결 방안을 내달라고 요구했지만 풀리지 않자 강경 조치를 취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본 정부는 한발 더 나가 군사안보와 직결된 첨단기술이나 통신기기 및 전자부품의 한국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는 이야기가 들린다. 외국환 및 외국무역관리법에 따른 우대 대상인 화이트 국가 리스트에서 한국을 뺀다는 것이다. 이 경우 관련 제품을 한국에 수출할 때마다 건별로 일본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일본 정부는 강제징용 배상 문제가 풀리지 않는 한 해당 품목의 한국 수출을 허가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금수 조치가 될 수도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경제산업성은 "(양국 간) 신뢰 관계가 현저히 훼손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하지만 일본은 지난달 28~29일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국으로서 자유롭고 공정하며 무차별적인 무역 원칙을 앞장서 주창하지 않았던가. 불과 사흘 만에 태도가 돌변해 개별 국가 간 관계에서 이렇게 뒤통수치듯 다른 모습을 보이면 어쩌자는 것인가. 외교 갈등을 경제 보복으로 엮어넣은 꼴인데 국제 사회의 따가운 비판을 제대로 듣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아베 정부가 이달 21일 예정된 참의원 선거를 겨냥해 이런 강경 조치를 꺼냈다는 분석도 있는데 국내 정치 전략에서 나온 공세라면 더욱 용납하기 어려운 일이다. 일본의 조치가 한국 기업뿐 아니라 미국 기업이나 일본 소재 기업에도 직격탄이 될 수 있어 실제 실행에 들어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도 있지만 만반의 대비는 해야 한다. 우리 정부는 어제 홍남기 경제부총리 주재 대책회의를 갖고 일본의 조치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등의 대응 방안을 검토했는데 단호하고도 효과적인 대응이 필요하다.